사실 나는 원래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스타벅스에 호의적인 편은 아니었고, 스타벅스에서 파는 커피가 내 취향에서 많이 멀어지고, 가격도 많이 오르면서 굳이 내 돈을 써서 갈 이유를 아예 못 느꼈다. 요즘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파는 곳이 이렇게나 많은데, 굳이? 라는 생각이었다. 다만 주변에서 스타벅스 카드나 기프티콘을 선물해주면 그것만 그냥 쓰는 편이었다. 선물은 선물이고, 이미 받은 걸 굳이 안 쓸 이유도 없으니까.
그러던 중 5.18 에 진행한 마케팅을 보고는 진짜 진심으로 정이 뚝 떨어졌다. 안 그래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브랜드였는데, 그 일 이후로는 더 싫어지게 됐다. 원래도 개인적으로 불매를 하고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일은 사실상 마음을 더 분명하게 굳히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런 마음과 별개로 내 손에 남아 있던 스타벅스 카드들은 생각보다 꽤 실용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그동안 안 쓰고 있던 카드들까지 환불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묘하게 내 입장에서는 약간의 꽁돈이 생긴 기분도 들었다. 진짜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싫어하던 브랜드가 내게 마지막으로 남겨준 건 환불금이었다.
원래부터 자주 쓰던 브랜드는 아니었다
내 주변에는 사실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신메뉴가 나오면 바로 마셔보고, 별을 모으고, 프리퀀시 이벤트도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들. 나도 한 때는 그런 적이 있었다. 지금처럼 프리퀀시 이벤트로 받을 수 있는 물품이 다양하지 않고 다이어리 하나밖에 없던 때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타벅스에 대한 나의 관심은 완전히 줄어들었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굳이 스타벅스여야 할 이유는 없어서 가장 가까운 카페가 스타벅스여도 다른 곳을 갈 정도로.
그렇다고 완전히 이용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 특히 팀장이 실물 카드나 모바일 상품권을 자주 줬었다. 그런 건 이미 선물로 받은 거니까 그냥 사용했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내 생활과 완전히 무관한 브랜드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애정을 가지고 소비하는 브랜드도 아니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정용진 회장의 여러 행보를 보면서 예전부터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굳이 내 돈을 써가면서 스타벅스를 찾지는 않았던 거였다. 선물받은 카드가 있으니 사용하는 정도였지, 내가 먼저 지갑을 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이미 스타벅스는 나에게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어쩌다 이용하는 브랜드'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이 완전히 돌아선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카드 잔액을 보고 나서야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았다
이번 이슈가 터지고 나서 예전에 받아뒀던 실물 카드가 생각나 지갑을 뒤져보니 카드가 2개가 나왔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플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내가 계속 사용하지 않아서 까맣게 잊고 있던 카드가 더 있었다. 잔액이 남아있는 카드는 총 2개였고, 그 안에 각각 17,900원과 14,100원이 남아 있었다.
그 순간 좀 놀랐다. 사실 금액 자체가 엄청 큰 건 아니지만, 그냥 잊고 있던 돈이 생각보다 남아 있었다는 게 묘하게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안 쓰고 방치해둔 사이에 카드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거다. 그러니까 이번 환불은 단순히 불매의 의미만이 아니라, 내가 놓치고 있던 돈을 다시 챙기는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어플에 등록되어 있던 카드 2개, 총 32,000원은 오늘 바로 계좌를 입력하고 환불 요청을 했다. 실물 카드 2개는 내일 직접 매장에 가서 현금으로 환불받으려고 한다. 사실 그 카드들에 얼마가 들어 있는지도 정확히 모른다. 사용할 생각이 아예 없었으니, 얼마다 들었든 상관이 없었던 거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환불을 하게 되니까, 그냥 방치해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걸 정리했다는 사실 자체가 꽤 시원하게 느껴졌다.
사실 환불받은 금액이 큰돈은 아니다. 어플에 등록되어 있던 카드 두 장에서 확인한 금액도 3만 원 정도였고, 실물 카드에 남아 있는 금액까지 더해도 내 생활이 달라질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나는 환불받은 돈을 다시 투자 계좌로 옮길 생각이다. 어차피 앞으로 스타벅스에서 소비할 계획이 없는 돈이라면, 그냥 통장에 남겨두기보다 내가 평소 투자하던 곳에 보태는 편이 더 마음이 편하다.
이번 환불은 금액 자체보다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돈을 옮긴다는 느낌이 더 크다. 얼마든 상관 없이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으니까. 어쩌면 이번 환불은 돈을 돌려받은 일이 아니라, 내가 어떤 곳에 돈을 쓰고 싶고 어떤 곳에는 쓰고 싶지 않은지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 더 가까웠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내 돈을 어디에 쓸지 더 분명하게 보고 싶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 나는 이제 스타벅스를 다시 이용할 생각이 없다. 단순히 커피 맛이나 가격 문제라기보다, 내가 열심히 번 돈을 아무 생각 없이 쓰고 싶지 않다는 쪽이 더 크다. 돈은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지 보여주는 선택이라고 느끼게 됐다.
나는 앞으로도 내 돈이 조금이라도 더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였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된 부분은 물론이고, 장애인 친화적인 곳, 친환경을 진짜로 실천하는 곳, 본인들이 기업의 가치로 내세운 것들을 말만이 아니라 실제로 지키는 곳처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브랜드들에 내 돈을 쓰고 싶다. 그렇게 해야 소비하는 사람들도 조금은 눈치를 보게 되고, 기업도 함부로 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큰돈이 아니라도 소비는 계속 쌓인다. 커피 한 잔, 작은 결제, 카드 하나, 선물받은 기프티콘까지 전부 다 결국은 내 선택과 연결된다. 그래서 이번처럼 별거 아닌 것 같던 카드 환불도 그냥 돈 몇 만 원이 아니라, 내 소비 기준을 다시 정리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잊고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미 마음이 떠난 브랜드라면, 굳이 내 돈을 남겨둘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계좌로 들어온 돈보다도, 앞으로는 어디에 돈을 써야 할지 더 분명해졌다는 점이 더 크게 남았다.
이번 스타벅스 환불은 금액으로만 보면 큰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꽤 분명한 의미가 있었다. 원래부터 적극적으로 쓰던 브랜드는 아니었고, 개인적으로도 오래전부터 불매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일은 단순한 환불이 아니라 내 소비 기준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안 쓰고 있던 카드 안에 생각보다 잔액이 남아 있었던 것도 의외였고, 그걸 정리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더 시원해진 것도 의외였다. 앞으로는 그냥 아무 데나 돈을 쓰기보다, 내가 어떤 브랜드를 지지하고 싶은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적어도 이번 일을 통해서는 그 기준이 조금 더 분명해졌다.
※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이며,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이용 또는 불매를 권유하기 위한 목적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