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식 앱을 열 때마다 괜히 한숨이 나온다. 보유 종목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사지 않은 종목들 때문이다. 사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손실도 겪고 수익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실제 손실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사지 못한 종목들인 것 같다. 요즘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관심종목에 넣어두고 계속 지켜봤던 종목들이 하나둘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로보스타, 두산로보틱스, 제주반도체 등등 전부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관심종목에 담아뒀던 종목들이다. 그런데 결국 단 한 주도 사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차트를 보면서 "그때 샀어야 했나?"라는 생각을 반복하고 있다.
분명 관심은 있었는데 결국 매수는 못 했다
사실 이 종목들은 갑자기 알게 된 종목들이 아니었다. 로봇 산업이 성장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로보스타와 두산로보틱스를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제주반도체도 AI와 반도체 관련 이슈가 계속 나오면서 꾸준히 체크하던 종목이었다. 기사도 찾아보고 실적도 확인하고 관련 산업 이야기도 읽어봤다. 적어도 이름만 들어본 수준은 아니었다. 문제는 관심과 매수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점이다.
주식을 사기 직전까지 갔던 적도 있었다. 증권사 앱을 켜고 매수창에 들어가서 매수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린 적도 몇 번 있었는데, 항상 마지막 순간에 망설였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싸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장 분위기가 안 좋으니 조정을 한 번 받을 것 같기도 했다. 혹시 지금이 고점이라 들어갔다가 물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그때의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당시에는 나름대로 걱정할 이유가 있었고, 신중해질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주가는 내 고민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나는 계속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종목들은 어느 순간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기업 분석보다 후회가 더 커졌다. 관심종목에 넣어둔 이유가 있었고, 나름대로 좋게 보고 있었는데 왜 결국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종목을 못 찾은 것이 아니라 결정을 못 내린 것이 더 큰 문제였던 것 같다.
관심종목 수익률이 계좌보다 더 신경 쓰였다
신기한 건 내가 실제로 보유한 종목보다 관심종목이 더 신경 쓰인다는 점이다. 관심종목 창을 열어보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비슷했던 가격이 어느새 훨씬 높은 곳에 가 있다. 그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머릿속 계산기가 돌아간다.
"그때 100만 원만 넣었어도..."
"조금만 샀어도 지금 수익이 얼마인데..."
이런 생각을 한 번 시작하면 끝이 없다.
생각해보면 실제로 잃은 돈은 없다. 애초에 사지 않았으니까 손실도 수익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음은 꼭 큰돈을 잃은 것처럼 반응한다. 그래서 포모가 무서운 것 같다. 실제 손실보다 놓친 수익이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관심종목은 항상 가장 좋은 모습만 보게 된다. 내가 실제로 샀다면 중간에 불안해서 팔았을 수도 있다. 조금만 떨어져도 손절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가능성은 전부 사라진다. 그리고 사실 관심종목 창에 오른 애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떨어진 것들도 많고, 지금 오른 종목들이 계속해서 오르기만 했던 것도 아니었 다. 그런데 상승률을 한 번 인식하고 나니, 그 이후로는 오직 현재의 높은 수익률만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투자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감정이 더 커져버린 것 같다. 주가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후회를 분석하고 있는 느낌이다. 계좌는 멀쩡한데 기분은 좋지 않다. 관심종목 창 하나가 사람을 이렇게 흔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지금도 살까 말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로보스타를 보면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싶다. 두산로보틱스를 보면 로봇 산업은 이제 시작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제주반도체 역시 계속 눈에 밟힌다. 이미 많이 올랐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차트를 보게 된다. 그런데 동시에 또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들어가면 고점 아닐까?"
"내가 사는 순간 떨어지는 거 아닐까?"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결국 예전과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더 답답한 건 지금 와서 보면 내가 관심종목에 넣어둔 이유들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로봇 산업이 성장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 AI와 반도체 관련 흐름도 계속 좋게 보고 있었다. 실제로 종목을 관심종목에 추가할 때만 해도 나름대로 공부를 했고, 기업에 대한 관심도 있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 한 걸음을 못 내디뎠다. 그래서 주가가 오를 때마다 종목을 놓쳤다는 아쉬움보다 내 판단을 믿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가끔은 관심종목 기능이 없는 증권사 앱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관심종목 창을 열어보면 빨간색 숫자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 숫자를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선택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실제로 투자한 종목보다 투자하지 않은 종목들의 수익률을 더 자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라는 것도 알고 있다. 당시에는 당시의 이유가 있었고, 지금 와서 보면 모든 게 쉬워 보일 뿐이다.
아마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것 같다. 종목이 횡보할 때는 관심도 없고 확신도 없다. 그런데 막상 크게 오르고 나면 갑자기 너무 좋아 보인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는 종목이 아니라 내 감정과 이성이 싸우게 된다.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비슷했다. 오르고 나서 후회했던 종목들이 있었고, 그때도 "다음에는 놓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 결국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건 좋은 종목을 찾는 일이 아니라, 내 감정을 다루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느끼는 건 포모는 항상 늦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주가가 잠잠할 때는 별생각이 없다. 하지만 크게 오르고 나면 갑자기 좋아 보인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기업보다 내가 놓친 수익에 더 집중하게 된다. 솔직히 지금도 수익률이 올라간 종목들을 내일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의 상당 부분은 기업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놓쳐버린 수익에 대한 아쉬움이라는 것이다.
아마 앞으로도 비슷한 경험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또 다른 종목이 오를 것이고, 또 다른 관심종목이 나를 흔들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조금은 기억하려고 한다. 항상 오른 뒤에 좋아 보이는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 본 글은 작성자의 실제 경험과 개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된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투자 전 반드시 기업 정보와 공시자료 등을 충분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