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에서 수익이 크게 났는데 세금 때문에 팔지 못하고 있다면 RIA 계좌가 그 출구가 될 수 있습니다. 2025년 12월 23일 이전에 매수한 해외 주식에 한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감면받을 수 있는 계좌입니다. 출시 일주일 만에 3만 개에 가까운 계좌가 개설됐을 만큼 반응이 뜨거웠는데 저는 처음 접했을 때 "이건 투자 상품이 아니라 정책 상품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RIA 계좌, 투자 상품이 아니라 ‘정책 상품’으로 봐야 이해됩니다
SA, IRP도 겨우 정리했는데 또 새로운 계좌가 등장하면 솔직히 피로감부터 드는 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합니다. 저 역시 RIA를 처음 접했을 때 “이건 또 뭐야?”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내용을 하나씩 뜯어보면서 느낀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이건 일반적인 투자 상품이 아니라 정부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정책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RIA는 리쇼어링 인베스트 어카운트(Reshoring Invest Account)의 약자로 해외에 나가 있는 투자금을 다시 국내로 끌어들이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절세 혜택을 주는 계좌가 아니라 “해외 주식 그만하고 국내로 돌아와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담겨 있는 구조입니다.
이 계좌가 등장한 배경도 투자 관점보다는 거시경제 흐름에 가깝습니다. 환율 상승, 달러 유출, 해외 투자 증가 같은 흐름 속에서 정부가 대응책으로 내놓은 카드 중 하나가 바로 RIA입니다. 그래서 조건을 보면 굉장히 명확합니다. 해외 주식을 팔고, 그 돈을 국내에 묶어두고, 최소 1년 동안 유지하라는 구조입니다. 즉, 단순히 세금만 줄여주는 게 아니라 투자 방향 자체를 바꾸도록 유도하는 장치인 셈입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면, “이 계좌를 쓰면 얼마 벌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 투자 방향을 1년 동안 국내로 고정할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ISA나 IRP처럼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계좌와는 또 다른 성격입니다. 조건을 모르고 접근하면 좋은 혜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좌를 단순 절세 수단이 아니라 ‘전략 변경을 전제로 한 선택지’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양도소득세 줄여주는 구조, 대신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RIA 계좌의 핵심은 분명합니다. 해외 주식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를 줄이거나 아예 면제해준다는 점입니다. 원래 해외 주식은 연간 250만 원 공제를 제외한 수익에 대해 22% 세금을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 투자해서 5,000만 원이 됐다면 4,000만 원 차익 중 3,750만 원에 대해 약 825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이 금액이 생각보다 커서 실제로 “세금 때문에 못 판다”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RIA는 이 부분을 파고듭니다.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이 세금을 크게 줄여주거나 면제해주겠다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조건을 보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먼저 2025년 12월 23일 이전에 매수한 해외 주식만 대상입니다. 그리고 그 주식을 기존 계좌에서 RIA 계좌로 ‘입고’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현금화가 아니라 주식 그대로 옮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다음 RIA 계좌 안에서 매도를 해야 혜택이 적용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조건은 ‘1년 유지’입니다. 매도 후 원화로 바뀐 자금을 계좌에 그대로 두거나 국내 주식·ETF·펀드에 투자한 상태로 1년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단 1원이라도 인출하면 혜택은 전부 사라집니다. 정말 말 그대로 ‘얼음’ 상태로 묶어두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매도 시점에 따라 혜택도 달라집니다. 2026년 5월 31일까지는 100%, 이후는 80%, 연말까지는 50%로 줄어듭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른 계좌에서 해외 주식을 추가 매수하면 그만큼 혜택이 줄어듭니다. 심지어 국내 상장 해외 ETF도 포함됩니다. 이걸 보고 저는 “이건 그냥 절세 계좌가 아니라 투자 행동을 통제하는 계좌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건을 하나라도 놓치면 혜택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단순히 좋다는 말만 듣고 접근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선택입니다: 세금 vs 유동성 vs 투자 방향
RIA 계좌를 실제로 활용할지 말지는 결국 개인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갈립니다. 제가 직접 보유 종목을 기준으로 생각해봤을 때 가장 크게 느낀 건 “모든 종목을 옮길 필요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계좌는 특히 ‘세금이 많이 나오는 종목’에서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예를 들어 큰 수익이 난 종목은 세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RIA를 통해 절세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애초에 세금이 거의 없는 종목은 굳이 옮길 이유가 없습니다.
이건 ISA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원칙인데 절세 계좌는 “원래 세금을 많이 내는 자산을 담아야 효과가 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다 옮기기보다는 차익 규모가 큰 종목을 선별해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특히 매도 금액 5,000만 원 한도도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유동성’입니다. 1년 동안 돈을 묶어둬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큰 제약입니다. 시장 상황이 급변해도 대응이 어렵고, 다른 투자 기회가 와도 활용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전체 자산이 아니라 일부만 활용하는 게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특히 해외 주식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이 계좌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계좌는 이런 분들에게 맞습니다. “해외 주식 수익이 많이 났고, 세금이 아깝고, 국내 투자로 방향을 바꿀 생각이 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질 때 가장 강력한 선택지가 됩니다. 반대로 하나라도 애매하다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절세는 분명 ‘확정 수익’에 가까운 매력적인 요소지만 그 대가로 투자 자유도가 제한된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결정 전에는 담당 금융기관이나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장합니다.